..... 퍼트리샤 콘웰 ..... 검시관 .....

 

검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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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퍼트리샤 콘웰

출판

장원

출판일

1993.07.01

 

..... ..... ..... ..... .....

..... 우리들은 실험을 하기로 했다. .....
..... 총기의 발사 상황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
..... 거리와 탄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반드시 몇 번씩 실험 발사를 행한다. .....
..... 그와 나는 시험적으로 손을 씻는 것을 되풀이했다. .....
..... 어느 정도 비누를 씻어 내면, .....
..... 레이저를 비추어도 잔류물이 보이지 않게 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 그는 가루 비누를 묻히고 손을 비벼댄 다음, .....
..... 물로 잘 씻고, 페이퍼 타올로 꼼꼼히 손을 닦았다. .....
..... 그리고서 레이저를 비추니까... .....
..... ...한두 개가 빛날 뿐 그 나머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 나는 조금 전에 아래층에서 손을 씻었을 때의 일을 생각해 내고, .....
..... 그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손을 씻었다. .....
..... 그 결과, 빛나는 입자가 수없이 검출되었다. .....
..... 그것들은 카운터 위와 그의 흰 가운의 소매 등... .....
...... ...내가 만진 모든 것에 간단히 달라 붙었다. .....
..... 당연히 내가 여러 가지 물건을 만지면 만질수록, 손에 남는 입자는 적어졌다. .....
..... 나는 다시 화장실에 가서, 커피 잔에 가득 가루 비누를 담아 가지고 돌아왔다. .....
..... 우리들은 몇 번씩이나 손을 씻었다. .....
..... 라이트가 켜지고는 꺼지고, 레이저가 투사되는 동안에 싱크대 주위는 밤에, .....
..... 하늘에서 내려다본 리치몬드 시와 같은 양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
..... 얼마 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 손을 씻고 닦는 것을 반복하는 사이에 입자가 차츰 축적되어 갔던 것이다. .....
..... 손톱 밑으로 기어들어 가고, 손목이나 소매의 커프스에 쌓였다......
..... 최후에는 옷에 묻고, 어느 틈엔가 머리칼이나 얼굴, 목에까지 부착되었고, .....
..... 만진 것 모두에 달라붙었다. .....
..... 45분 가량 동안에 수십 번에 걸쳐서 손을 씻었더니, .....
..... 그도 나도 보통 불빛 아래서는 아무 데도 이상한 데가 없었으나, .....
..... 레이저를 비추면 두 사람 모두... .....
..... ...크리스마스용의 반짝반짝 빛나는 데커레이션이 달린 것처럼 보였다. .....

..... ..... ..... ..... .....

 

함께 한 시간만큼,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진다.

일상을 나눈 시간만큼,
흔적들이 구석구석 스며든다.

그리고 그렇게 스며든 미세한 흔적들은,
잊혀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워지지는 않는 것이다.

[2016/10/24 15:09:42]